관장은 앉고 간부들은 서서 보고
직책 대신 이름 부르며 질책도

<관련기사> '장애인복지관 운영 적절성 놓고 문제 제기돼' <2020년 1월 23일자 4면>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의 운영 방식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에 대한 관장의 갑질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해남신문이 장애인복지관에서 근무하다 그만 둔 퇴사자 가운데 10여명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대다수가 관장의 갑질 의혹 문제를 거론했고 일부는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모욕감을 자주 느꼈다', '장애인복지관이 관장의 독단 형태로 운영됐다'고 폭로했다.

특히 오전 8시 40분쯤부터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여하는 간부회의가 관장실에서 열리는데 회의가 진행되는 10~20분 동안 관장은 자리에 앉아 있고 간부들은 서 있는 상태에서 관장에게 업무를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가끔 몸이 안 좋을 때는 허리가 아플 정도였으며 심지어 간부들이 서서 보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장은 앉아서 뭔가를 먹으며 아침식사를 하는 것처럼 보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간부회의가 끝난 뒤 프로그램실에서 직원들 전체가 참여하는 직원 조회가 열리는데 관장이 직책을 생략하고 이름만 부르는가하면 전체 직원들 앞에서 일부 직원들을 질책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직원 이전에 하나의 인격체인데 이 같은 보고 방식과 직원 조회 때문에 나를 포함해 상당수 직원들이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C 씨는 "관장이 업무 지시 과정에서 나이도 많고 근무연수도 있으니 다른 사람보다 일을 더 하라고 말하거나 심지어 일부 직원 채용 면접 과정에서는 능력 대신 나이가 많은 것을 문제삼기도 했으며 직원들 일처리를 두고도 '그런 것도 할 줄 아네'나 '너희들도 나처럼 한 번 해봐' 식으로 자주 비꼬았다"고 덧붙였다.

D 씨는 "후원행사가 있을 때마다 관장이 물품을 후원할 수 있는 업체를 개발하라며 사실상 강요했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전국에 있는 관련 업체에 후원을 부탁해야 했으며 후원활동 현황을 직원회의 때 공개적으로 보고하도록 하는 등 직원들이 후원행사 때마다 많이 고생했다"고 말했다.

E 씨는 "관장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내거나 일부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지시에 따르지 않는 직원에 대해서는 이른바 갑질이 더 심했으며 일방통행식 운영과 소통부재가 큰 문제였다"고 하소연했다.

장애인복지관 측은 후원품을 받아오라고 강요한 바가 없으며 관장이 직원들에게 공식적인 업무지시는 하지만 인권비하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복지관의 이 같은 논란은 직원들의 잦은 이직은 물론 근무여건 하락과 위축감, 상실감으로 이어지고 결국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에 대한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조사와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해남군장애인종합복지관의 지난 2018년 이직자(퇴사 후 다시 복지관 취직 직원 포함)는 12명, 지난해에는 11명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복지관 정원 26명 가운데 현원은 23명으로 3명의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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