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석 글자 거의 보이지 않아
사적지 고시 뒤 3월 이후 정비

▲ 우슬재 내리막길에 있는 5·18표지석. 가까이에서 봐도 글자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
▲ 우슬재 내리막길에 있는 5·18표지석. 가까이에서 봐도 글자가 아예 보이지 않는다.

5·18민중항쟁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수년 째 관리부실 지적을 받았던 해남지역 5·18 표지석의 경우 일부는 글자가 다 닳고 지워져 아예 보이지 않는 상태까지 이르렀지만 정비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우슬재 내리막길에 있는 표지석은 대리석에 새긴 글자들이 비와 바람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뚜렷하지 않아 흐릿한 상태가 지속돼 오더니 최근에는 가까이에서 봐도 글자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5·18표지석이 설치된 곳은 우슬재 2곳과 대흥사 일대 2곳, 해남군청 앞, 해남중학교, 상등리 국도변, 백야리 군부대 앞 등 모두 8곳으로 다른 표지석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5·18 표지석은 당초 황동으로 만들어진 표지판으로 설치됐지만 도난이나 훼손 등 문제점이 발견되자 해남군이 지난 2015년에 대리석으로 교체했는데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문제의 표지석들이 정비되기까지는 아직도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이 2년 전부터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했지만 일부 문구가 잘못된 부분까지 발견돼 5·18 단체들의 자문을 받고 지난해부터는 전라남도의 사적지 지정과 관련해 전체 표지석에 대한 현장 조사 등이 이뤄지며 교체 시점을 잡지 못해 왔다.

전라남도는 우슬재와 상등리 국도변 등 2곳을 포함해 전남지역 13곳을 1차로 전라남도 5·18 사적지 지정 대상지로 확정했고 추가조사에 나서고 있다. 해남군은 나머지 6곳도 사적지로 포함해 줄 것을 요청했고 지난 12일에는 추가로 현장조사가 실시됐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최종 조사를 마치고 3월쯤 5·18 사적지를 지정 고시할 예정이며 이미 정비사업과 관련해 4억8000만원을 편성한 상태로 앞으로 도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며 "지정고시가 끝나는 데로 훼손이 심한 표지석에 대해 우선 정비해 나갈 수 있도록 각 시군과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5·18민중항쟁 40주년과 관련해 해남의 경우 올해도 자체 기념식은 없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해남 5·18동지회가 전라남도와 해남군의 예산을 지원받아 5·18회원들의 40주년 기념식 참석과 해남지역 학생들의 국립5·18 묘역 참배 등의 기념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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