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중국에서 생겨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 기세가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1939년에 터진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가장 힘든 시기라는말이 나올까. 손 씻기 등 개인위생과 사회적 거리유지를 철저하게 지키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하리라.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전 국민이 나서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애쓰는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대중집회 등 밀접하게 접촉하는 짓을 서슴없이 한다고 한다.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나쁜 행동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코로나19도 힘들지만, 그런 사람들에 대한 미움과 짜증이 더 힘들지경이다.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그런 나쁜 사람들은 혼이 좀 나야 한다. 미운 사람이 불행을 당하면 고소한 마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때 쓰는 말이 '잘코사니'라는 말이다. "잘난 척 하더니 에라, 잘코사니다"처럼 '잘코사니'는 미운 사람의 불행을 고소하게 여길 때 쓰는 순 우리말이다.

거듭 말하지만 코로나19 퇴치와 무관하게 대중집회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은 혼나는 게 맞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을 잘코사니 여긴다고 해서 코로나19가 물러가는 것은 아니다. 또, 내 마음의 미움과 짜증이 풀리는 것도 아니다. 미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을 용서하고 오히려 도움을 베풀어야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그래야 한마음으로 코로나19를 물리칠 수 있다. 이렇게 "잘못된 것을 용서하고 도와주다"는 뜻으로 쓰는 우리말이 바로 '두남두다'라는 말이다.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으고 있다.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 지침을 잘 지키지 않고 있지만, 잘코사니라는 상대방을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두남두며 서로 힘을 합친다면 그깟 코로나19쯤은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이다.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성 제 훈(농촌진흥청 연구관)

<필자 소개> 
· 성제훈 박사, 1967년 화산면 명금마을 출생
· 전남대학교 농학박사 취득
· 현)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과장 재직
· 저서) 우리말 편지Ⅰ·Ⅱ
· 올바른 우리말 쓰기를 위해 활발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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