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이주여성 윤정아 씨
트랙터·이앙기·지게차 '척척'
더 많은 작물 재배하고 싶어

▲ 윤정아·정지윤 부부의 단란한 모습.
▲ 윤정아·정지윤 부부의 단란한 모습.

"호기심에서 시작해 남편한테 트랙터와 이앙기 등 농기계 운전을 배웠는데 이제는 우리 집 논은 물론이고 옆집 농사일도 돕고 있어요."

한국으로 시집온 지 올해 12년째인 베트남 출신 윤정아(33·옥천) 씨. 남편을 도와 농사일을 하고 있는 그녀는 어엿한 여성농부다.

베트남 친정에서도 농사를 짓긴했지만 농사일을 돕는 수준으로 농기계는 전혀 다룰 줄 몰랐던 그녀인데 '남들도 다 하는데 나도 해보면 어떨까'하는 호기심과 도전정신으로 남편을 졸라 6년 전에 농기계 운전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해보는 거라 쉽지 않았고 한 번은 이앙기가 논두렁으로 빠질 뻔해 겁이 나 남편에게 연락해 위기를 모면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트랙터는 물론이고 이앙기, 지게차 운전도 거뜬히 해낸다.

단순히 흉내 내는 수준에서 벗어나 혼자 트랙터로 거름을 주는 것은 기본이고 이앙기로 모를 심고 양수기를 설치해 농수로에 물도 댈 수 있다.

수확철에는 남편이 콤바인 작업을 하면 옆에서 화물차에 곡통을 싣고 수확과 건조까지 돕는다.

남편인 정지윤(50) 씨는 뭐든지 잘하고 해보려고 하는 부인이 고맙고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정 씨는 "농번기에 혼자 이것저것 하려면 힘들고 시간도 많이 드는데다 필요하면 인부를 고용해야 하는데 부인이 알아서 잘해주니 덜 힘들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며 "논농사 외에 지난해부터 비닐하우스 딸기농사도 하고 있는데 역시 부인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농기계를 잘 다룬다는 소문에 이웃들도 종종 도움을 요청하는데 흠잡을 데 없이 농사일을 해내다보니 다들 윤 씨에게 '엄지척'을 보낼 정도다.

윤정아 씨는 "더 배워서 지금보다 더 크게, 더 다양한 작물을 길러보고 싶다"며 "지금처럼 남편,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농촌생활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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