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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명확한 진상조사와 명예회복… 기억의 공간 마련이 진정한 치유

기사승인 2020.08.04  19: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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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하고, 기억하고, 기억해야

   
 

| 싣는 순서 |

① 5·18 40주년,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나
② 5·18 그날의 해남 그리고 해남인
③ 지워져 가는 기억들, 끝나지 않은 상처들
④ 한국전쟁, 그날의 해남, 그리고 해남인
⑤ '4070',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 충북 영동군에 있는 노근리 평화공원의 모습.

해남에서의 5·18민주화 운동과 한국전쟁은 우리에게 적잖은 숙제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해남의 경우 5·18과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각각 40주년과 70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정확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남 5·18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5·18진상조사위원회가 해남에서의 5·18문제에 대해 주목하며 진상조사와 함께 암매장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 민간인 학살사건도 과거사법 통과로 제2기 진화위 활동이 시작됐고소멸시효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치권에서 관련법 개정이나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어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역사적 사건에 대해 '기억하고 기억하고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 5·18민주유공자나주동지회가 지난 5월 발간한 5·18과 나주사람들.

나주시는 5·18 40주년과 관련해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5·18나주동지회원들의 생생한 체험을 담은 구술집을 발간했다. 지난해 6월부터 교수와 관련 단체, 전문가들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5·18민주유공자 나주동지회 회원 28명과 당시 나주군청 공무원, 나주경찰서 경찰관, 예비군 중대장 등을 포함한 총 35명의 인터뷰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 구술집을 완성했다.

자치단체 스스로 해당 지역에서의 5·18에 대해 관심을 갖고 5·18항쟁 당시 여성들에 대한 가혹행위와 사건조작을 위한 고문 등 새로운 문제점을 확인한 것은 물론 진실규명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충북 영동군에는 한국전쟁 초기 황간면 노근리에서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근리평화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사건현장 인근인 옛 노송초등학교 일원 13만㎡에 국비 191억원을 들여 위령탑과 평화기념관, 교육관, 조각공원, 야외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다.

평화공원 맞은편에는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 200여명이 미군의 공중 공격과 기관총 사격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던 쌍굴다리가 그대로 보존돼 총탄 자국 등을 눈으로 볼 수 있다.

평화공원에서는 해마다 노근리 평화상 시상과 인권평화 학술대회, 합동 위령제 등 다양한 추모·기념사업이 펼쳐지고 있고 청소년 백일장 대회 등 인권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해남에서도 5·18 당시 공동체 정신을 보여준 해남읍교회가 최근 추가로 5·18사적지로 지정되고 9곳의 사적지에 대해 표지석을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지 안내판을 세우기 위한 기초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비교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큰 돈을 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자치단체 스스로 역사적 사건을 브랜드화 하고 상징화하며 기억의 대상으로 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부터 기억하고 기억하고 기억하는 자세를 갖지 않는다면 역사적 사건들도 차츰 지워져 가고 진상규명과 명예회복도 갈수록 요연해지기 때문이다.

 

송 선 태(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장)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발포 명령자,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 진실왜곡·조작의혹 사건, 행방불명자 소재와 규모, 집단학살과 암매장지 소재 등 7가지를 중심으로 진상조사를 진행한다.

그동안 광주를 중심으로 이뤄졌던 진상조사가 광주·전남으로 확대된다. 특히 해남에서의 5·18 진상조사는 전남에서의 5·18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부분이다. 

당시 광주와 똑같이 무자비한 신군부의 자위권 발동으로 야간에 잠복 위장과 사살명령이 내려졌다. 암매장 부분도 일부 목격자와 참여자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광주와 다를 바 없는 진압명령과 투항자 사살이 이뤄진 것은 상부의 명백한 지시가 있었다는 반증이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당시 광주의 진압병력이던 공수부대와 해남과 관련해서도 31사단 방위병 등 6개 부대 25개 대대, 2만300명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진실을 말하면 처벌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정확한 진상조사와 함께 이들의 양심적 고백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방부를 통해 이들에 대한 총괄명부를 확보했고 정부의 주도 하에 증언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도 가해자지만 부당한 명령에 의한 피해자로 트라우마를 겪고 있어 치유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해남에서도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최초 발포 명령자와 정확한 사망자 수, 암매장 여부 등에 대한 진실규명을 해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당시 시위 참여자와 목격자, 피해자들의 증언도 필요하다.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증언채록이나 증언집,  학술연구 등에 대한 재원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5·18왜곡 방지나 청소년 교육, 오월정신의 기억과 계승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자세가 요구된다.

 

홍 익 표(더불어민주당 의원)

   
 

노무현정부 때 설립된 과거사위원회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활동했지만 당시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의 소극적인 자세로 제대로 명예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과거사법 통과로 제2기 진화위 활동이 시작된 것은 피해자들과 유족들에 대한 명예회복과 그에 따른 적절한 배상을 위한 첫 걸음이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이 울산보도연맹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국가에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시한을 진화위 진실규명 결정 통지서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3년으로 제한하면서 해남의 경우 이미 희생자로 인정되었음에도 소송조차 할 수 없는 유가족들이 많은 실정이다. 

국가에서 적정하게 배상이나 보상을 할 수 있도록 21대 국회에서 논의해 나갈 것이다.

특히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삶과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의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와 국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다.

많은 지자체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해 유해발굴조사나 합동추모제, 평화공원 조성 등과 같은 위령사업들을 진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또 각 지자체가 추모를 위한 조례 제정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측면이 있고 유족들을 위한 배상과 보상은 답보상태이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와 국회에서 실질적 배상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입법적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지자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와 함께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 치유와 최소한의 자립 지원 등에 행정적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드린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창섭 기자 nonno@hnews.co.kr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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