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도 못 건지는 가격에 한숨
코로나 여파가 소비부진으로
명절 선물특수에 한가닥 희망

 
 

추석을 앞두고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끌던 전복을 키우는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기만 한다.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할 수밖에 없어 점차 부채만 늘어가기 때문이다.

A 전복 양식어민은 "3년 정도 키워서 출하하는 전복은 kg당 10미 기준으로 4만5000원 정도의 생산비가 드는데 상인들한테 3만5000원 이하에 넘긴다"며 "직거래로 팔더라도 포장박스, 얼음, 택배비 등을 포함해야 4만5000원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비보다 높은 가격에 팔아야 남는 것이 있을 텐데 가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다"며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조금 오를 것으로 기대되지만 큰 폭으로 오르진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전복 도매가격은 kg당 10미 기준 3만3000원으로 지난 1월 3만8000원보다 5000원이 하락했다. 매달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 5월 3만5000원으로 소폭 올랐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해남의 전복 양식어민들은 일부 직거래 물량을 제외하고 다른 판매처가 없으면 유통 상인들과 거래하고 있다.

완도는 전국 전복생산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결정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완도의 10미 산지가격은 3만300원으로 지난 1월부터 하락하며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복가격 하락은 전복양식 시설과 생산량은 증가하는데 소비는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생산량에 비해 소비가 부진하다보니 전체 생산물량 중 30%가량이 판매시기를 놓쳐 폐사하거나 양식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물량이 누적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중근 해남군전복양식협회장은 "코로나19로 소비부진과 더불어 태풍이 세 차례 연이어 오면서 전복의 먹이로 키우는 다시마와 미역 등이 탈락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며 "예년같으면 100이 나가야할 것을 50정도밖에 출하를 못하는 상황으로 가격도 작년보다 10~15%가량 하락해 전복양식어민들은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복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해결책으로 전복 소비촉진 및 홍보와 양식시설 감축, 대량소비처 확보 등이 요구되고 있으나 일시적인 방안들이 이어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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