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영향
흑·백수 피해 쭉정이만 남아

▲ 지난 15일 마산면 뜬섬의 논에는 노랗게 익어가야할 벼가 까맣게 변색되는 흑수피해를 입어 그렇지 않은 논과 비교된다.
▲ 지난 15일 마산면 뜬섬의 논에는 노랗게 익어가야할 벼가 까맣게 변색되는 흑수피해를 입어 그렇지 않은 논과 비교된다.
▲ 흑수피해 확대 모습.
▲ 흑수피해 확대 모습.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은 황금들녘으로 넘쳐야할 논을 까만색과 하얀색으로 변하게 하는 흑·백수 피해를 남겨 농심도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태풍 바비, 마이삭, 하이선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비가 내리면서 벼가 까맣게 변하는 흑수와 하얗게 마르는 백수 현상이 해남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50일이 넘는 긴 장마로 벼의 출수가 늦어지면서 태풍시기와 겹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해남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백수보다 흑수 피해가 더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강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간척지에서 특히 피해가 큰 상황이다"며 "흑수가 나타나더라도 2~3주간 날씨가 좋으면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으나 잦은 비가 이어지고 있어 평년보다 수확량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간척지를 돌아보면 논 전체가 까맣게 변색된 곳이 많으며 해남 들녁 곳곳에서 흑·백수 피해로 논 색이 변한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모내기가 빠른 곳은 피해가 덜했으나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논의 외각쪽 벼들에서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흑·백수 피해를 입을 경우 낱알이 맺히지 않거나 제대로 자라지 못해 수확을 하더라도 미질이 떨어지고 수량도 적어지는 등 상품성을 갖추지 못해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없어 농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마산면 뜬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A 씨는 "벼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색이 변하고 말라 죽어가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연재해로 1년 농사를 망쳤다"고 말했다.

정부는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음달 19일부터 피해 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8일까지 피해상황과 피해 벼 수매 희망 물량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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