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간 접수, 현장확인 2~3일 불과
벼 흑·백수, 수일 지나야 확인 가능

긴 장마와 지난 8~9월 3주 연속 태풍 바비·마이삭·하이선의 영향을 받으며 벼 도복과 과수 낙과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피해조사 기간이 짧다보니 실질적인 피해가 제대로 조사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피해조사 기간을 현실에 맞게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남지역은 지난 8월 26~27일 제8호 태풍 바비가, 지난 2~3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지난 6~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농작물에서 벼 도복과 침수, 낙과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조사는 재해발생일로부터 10일 이내 자연재난피해신고서를 접수하고 읍면사무소 담당자가 현장 확인 등을 거쳐 국가재난관리업무시스템(MDMS)에 입력해야 된다.

군은 전남도로부터 자연재해 피해조사 공문이 내려오면 이를 읍면사무소에 하달해 본격적인 피해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피해를 읍면에 제출하면 담당 직원이 현장조사 등을 통해 피해율을 산정한 후 국가재난관리업무시스템에 입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남도의 피해조사 공문이 늦을 경우 그나마 10일의 피해조사 기간이 더욱 짧아지게 되고, 읍면사무소 담당자는 대개 2~3일 안에 현장조사를 마쳐야 하는 실정이다. 또한 군에서도 확인해야 해 읍면에 하루 전에 피해조사를 마쳐줄 것으로 요청하고 있다.

특히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건물이 파손되는 등의 피해는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지만 농작물은 곧바로 피해를 확인하기 어렵다보니 10일내에 자연재해 피해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농작물은 강한 바람에 뿌리가 흔들리면 앞으로의 생육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특히 벼의 경우 수일이 지난 후에야 알곡이 차지 않고 백색이나 흑색으로 변해 말라죽는 흑·백수 현상이 확인 가능한 상황이다.

농민 A 씨는 "이번 태풍은 이삭이 여무는 시기에 영향을 끼쳐 흑백수가 많았지만 대개 일주일이 지나야 육안으로 피해를 확인할 수 있어 조사기간 안에 정확한 피해면적 등을 확인하긴 어렵다"며 "자연재해 조사기간을 늘려야 제대로 된 피해를 조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보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그나마 태풍이 잇따라 영향을 끼쳐 피해가 누적돼 9호와 10호 태풍을 기준으로 피해조사가 이뤄졌지만 그동안 흑백수 피해는 조사에 반영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이번 태풍의 경우 곧바로 피해조사를 실시하도록 했지만 자연재해 농작물 피해조사는 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다"며 "흑백수 피해 등은 조사기간내 확인이 어려워 조사 기간 연장을 건의하거나 추후에 피해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작물 피해율을 산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만큼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한 현장교육이 필요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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