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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전히 힘겹지만

기사승인 2020.10.08  11: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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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으로 내려오는 차 안. 해가 금세 짧아졌다. 여섯시가 조금 넘었는데 벌써 어둡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해남으로 내려오는 국도는 유독 어두운 것 같다. 불빛 가득한 도시에 있다가 한적한 도로로 진입한 탓일 수도 있겠다.

무심코 라디오를 켰다.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요즘은 나의 식성에 맞는 콘텐츠들을 추천해주는 스마트한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 다양한 음악을 못 듣게 되는 것 같다.

벤 폴즈의 'Still fighting it'이란 노래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에서 재조명돼 유명 드라마 삽입곡으로도 쓰였던 명곡이다.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불러주는 노래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란 아들이 빨리 어른이 되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어렸을 때와 닮아 미안하다는 내용이다. 이 노래 가사는 말한다. 삶은 여전히 계속 힘드니, 'We're still fighting it.' 우리는 여전히 어른이 되기 위한 아픔과 싸우고 있을 것이란다.

오랜만에 뵈는 아버지, 어머니의 얼굴에는 주름이 늘었고 더는 염색하지 않는다는 두 분의 하얀 머리 색깔은 가슴 먹먹할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어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닭볶음탕과 오이무침을 차려주시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다른 건 준비 못 했다고 미안해하신다. 아버지는 내려가는 길 기름값 하라며 5만 원을 주머니에 찔러주시며 많이 못 줘 미안하다고 하신다.

노래 마지막 가사는 이렇다.

"You're so much like me. I'm sorry."(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아빠는 미안하구나)

한 인문학자는 말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부모다. 더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해서, 더 많이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 미안함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 아쉬움일 뿐이라고.

앞으론 우리 부모가 되어주셔서, 부족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줘서 서로에게 감사한 명절이 되면 좋겠다.

조효기 PD bazo79@naver.com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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