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확보 못해 8억 사업비 반납 처지
3500만원 들여 만든 관찰대 무용지물
"기대 효과 전문 분석도 없어" 지적

▲ 문내면 임하도 큰섬에 문내 임하 경관생태조성사업으로 상괭이 관찰대가 조성됐음을 알리는 이정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 문내면 임하도 큰섬에 문내 임하 경관생태조성사업으로 상괭이 관찰대가 조성됐음을 알리는 이정표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해남군이 3500여만원을 투입해 문내면 임하도에 조성한 상괭이(토종 돌고래) 관찰대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임하도내에 상괭이 관찰대에 대한 안내판 하나가 없다보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진입로가 조성되지 않아 관광객들이 찾아갈 수조차 없는 것.

특히 8억원을 투입해 연계 사업으로 추진코자 했던 임하도 상괭이 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부지매입을 못하며 사업비를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여 이미 조성된 상괭이 관찰대 조성 사업비만 낭비한 꼴이 됐다. 상괭이는 우리나라 토종 돌고래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의 보호종으로 등재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지난 2018년 당시 해남군 문화관광과는 임하도 큰섬의 끝자락에 위치한 등대 주변에 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상괭이 탐어대와 생태공원을 조성해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하는 해양생태 관광자원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8억원(지특 4억8000만원, 군비 3억2000만원) 사업비를 편성했으며 해남군의회는 이 예산을 통과시켰다.

상괭이 생태공원 사업계획이 수립되자 임하도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던 당시 지역개발과 마을개발팀은 이와 연계해 문내 임하 경관생태조성사업(3억3000만원)의 하나로 임하도 큰섬 끝자락에 3500여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망원경 2대와 관찰대 등을 설치하는 상괭이 관찰대를 조성했다. 사업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상괭이 관찰대까지 진입로와 탐방로를 내는 것을 비롯해 전망대와 소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던 상괭이 생태공원 조성 사업이 실시되지 못하면서 현재 진입로조차 없는 곳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괭이 관찰대까지는 차량 한 대만 통과할 수 있는 1차선 마을안길을 따라가다 공터에 주차한 후 해안가를 따라 10~15분 걸어가야 한다. 하지만 만조시에는 해안가를 걸어갈 수조차 없어 사실상 접근자체가 불가능하고 이렇다 할 이정표도 없어 가는 방향을 찾을 수조차 없다. 주변은 해양쓰레기들이 방치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문화관광체육부에 사업구간을 변경하는 방안을 협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상괭이 생태공원 사업은 올해까지 추진하지 못하면 사업비를 반납해야 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된 상황이다.

상괭이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효과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었지만 결국 관련 사업비는 해남군의회를 통과했다. 지난 2018년 1월 열린 해남군의회 업무보고에서 일부 의원들은 상괭이가 몇 번 목격됐다고 해 상시 관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상괭이를 보러 온 관광객이 막상 보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상괭이를 연중 상시적으로 볼 수 있는지 사전 조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상괭이 생태공원 조성사업은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 미리 파악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해 발생한 사태로, 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각종 개발사업에 있어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군과 군의회의 보다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개발사업에 있어 기대효과를 보다 전문적으로 분석해 사업추진 여부를 판단해야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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