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새 1/6 수준으로 떨어져
상인 계약 중도금도 못 받아
재배농가 손놓은 채 시름

▲ 박서홍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가운데)과 김상보 해남군지부장(왼쪽), 서정원 조합장이 화원면에서 배추 동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 박서홍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가운데)과 김상보 해남군지부장(왼쪽), 서정원 조합장이 화원면에서 배추 동해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배추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유통상인들과 계약하고도 중도금도 받지 못한 농가들이 늘어나면서 수확마저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좋은 가격을 유지했던 배추는 고랭지 배추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농가와 상인들의 기대 심리로 면적이 늘어났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소비부진과 김치 수입, 생산물량 증가 등으로 가격은 점차 하락했다. aT 농산물 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9월 배추 상품 10kg 도매가격은 2만5957원이었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며 지난달은 4000원대까지 하락했다.

A 농민은 "가을, 겨울배추 정식시기에는 가격이 좋아 태풍으로 정식이 늦어도 상인들이 심어달라고 부탁했었다"며 "가격이 떨어지자 상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고 중도금마저 받지 못한 농가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유통상인과 계약할 때 제대로 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계약금 대신 종자와 비닐만 지원받아 배추를 심는 경우도 있어 배추 관리에 들어간 돈이 더 많은 상황이다. 가을배추마저 수확되지 않고 밭에 남아 있어 문제가 커지고 있다.

유통상인들은 지역농협들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농가들과 계약했지만 예기치 못한 가격하락으로 시장 상황을 관망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져 있다.

일부에서는 겨울배추 출하시기에도 지금과 같은 가격이면 상인들이 수확마저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유통상인이 수확을 포기할 경우 농가는 헐값에 배추를 넘기거나 다음 작목을 재배하기 위해선 갈아엎을 수밖에 없어 정부의 과감한 수급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최저기온이 영하 17.1도까지 떨어지는 한파로 배추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농업기술센터는 현지 예찰을 통해 월동배추의 경우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확하지 못한 가을배추의 경우 과결구된 상태로 얼었다 녹으면서 동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도 박서홍 본부장이 지난 10일 김상보 농협 해남군지부장, 서정원 화원농협 조합장과 화원면의 배추밭을 둘러보며 한파로 인한 피해와 작황상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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