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호(농부)

 
 

- 해남 인구정책의 혁신을 기대하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그 변함은 발전을 말함이다. 해남의 일부 지역 모습도 그렇다. 정확히 말하자면 해남읍의 10년 전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르다. 해남읍은 시골이 아니라 도시 같다. 해남읍을 벗어나 면 단위의 시골에 가면 예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쇠락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2020년에 마련한 해남군 장기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의 모습은 현재의 해남 인구를 9만 명으로 그리고 있다. 일전의 칼럼에서도 지적하였지만 거의 현실성이 없는 계획이다. 해마다 줄고 있는 인구는 혁신 없이는 막아서지 못한다. 상투적 발전 계획이나 근사한 언변으로는 인구 절벽에 서는 것을 피하지 못한다.

해남 인구, 50년 전 21만 명이었던 인구가 10년 전 8만 명 대가 무너지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0년에 7만 명 대가 무너졌다. 해남군의 인구는 40년 동안 13만 명 정도 감소했는데, 최근 10년 사이에 10만 명이나 줄었다. 이 추세대로면 2026년에 5만 명대로 주저앉는다.

 
 

그럼에도 해남읍에 자리 잡은 군청의 정책은 무지개를 타고 허공을 나르는 듯하여 안타깝다. 인구가 거의 변하지 않는 곳에 군청이 있다 보니 정책 관리자분들이 인구 불감증에 걸린 모양이다. 해남군청 자료를 보면 이해될 것이다. 해남군 전체의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고, 심지어는 가장 인구가 적은 북일면 인구도 줄고 있으나 해남읍 만은 오히려 역성장(?)까지 하다가 최근에 그나마 꾸준히 주는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인구가 줄면 세대수도 자연히 주는 것이 일반 상식이나, 해남의 모든 면과 다르게 해남읍만은 인구와 상관없이 세대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다른 곳은 전출 뿐만 아니라 사망 등으로 세대수가 줄지만, 해남읍은 인구 변동이 작은 대신에 인구 분화가, 다시 말하면 세대 독립 혹은 신규 세대 유입, 특히 젊은 층의 세대 증가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해남군 전체의 고령인구는 32.4%이나 해남읍은 17.8%에 불과한 것만으로도 이를 증명한다. 고령인구가 많다는 계곡면과 북일면의 48.7%, 47.6%와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해남군의 6.4% 면적에 36%의 인구가 모여 사는 해남읍의 발전이 불만이어서 이러는 것이 아니라, 해남군 전체의 균형발전을 도모하지 않고는 어떤 인구정책도 실패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이 인구정책을 왜곡했듯이 해남읍의 인구 집중 현상을 막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다.

해남읍에만 들어서는 모든 관공서나 공공기관 등을 과감하게 면 단위로 이전시키고, 혁신적인 빈집 정책, 면 단위의 학교를 살릴 통학버스 정책 등이 절실하다. 젊은 층의 농사는 면에서, 주거는 읍에서 하는 현상을 완화시키지 않고는 아무리 좋은 지역 공동체, 주민자치회가 출범해도 인구 감소는 막지 못할 것이다.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모습, 그래도 앞으로 10년 동안 변화할 수 있는 혁신 정책의 실현으로 시골이 살맛 나는 곳임을 해남이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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