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습관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그 중에서도 성공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본인이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보통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수동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맡은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해남군은 농지면적이 넓어 대부분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면서 살고 있다. 밤호박 농사를 짓는 사람, 딸기 농사를 짓는 사람, 고구마를 재배하는 사람, 무화과 농사를 짓는 사람, 그밖에 고추, 배추, 벼 등 헤아릴 수 없는 농작물을 경작하면서 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품목이 활발히 경작되고 있는 반면에 농업인 중에서 각 농작물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를 찾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예로는 해남의 특산물인 절임배추를 들 수 있다. 절임배추는 김장철이 되면 해남의 거의 모든 마을에서 판매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지적되는 문제가 마을마다 절임의 규모와 방식이 달라 균일한 품질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이다. 바로 전문가의 부재와 이로 인한 표준화 미비의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사업의 고도화를 위한 체계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청 내 관련부서의 경우 절임배추 농가를 대상으로 연중 단체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좋을 것이다. 전문가로 하여금 파종해서 재배하는 방법, 재료구입에서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세밀하게 살피고 교육하여 중장기적으로 개별 농가의 전문화 및 표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비록 시설은 다를지라도 같은 재료로 절임기술과 방법이 통일된다면 해남에서 출하되는 절임배추의 품질이 대동소이할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품목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전국을 대표할 수 있는 농법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농산물에 대한 수요예측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기관이 없기에 파종기만 되면 농민들이 어떤 품목을 선택하여 농사를 지을 것인가로 고민한다. 이 때문에 한 해 농산물 가격이 좋았다면 너도나도 그 품목에 매달려 마을마다 과잉생산을 하여 제값을 받지 못하고 폐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제라도 주먹구구식이 아닌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지역 농민들의 전문성 있는 의견을 반영하여 마을의 스마트한 공동체 경작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농민들이 본인만의 자신있는 품목을 발굴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농부로 우뚝 설 것이다.

공무원의 타성에 젖은 업무처리 방법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농사일을 농업기술센터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해남군의 특성상 농지가 넓은 점을 감안해 공무원도 농업지식을 쌓아 전국에서 최고의 농업서비스 집단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해남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순위를 매겨 상위 10개 품목에 대해서는 군청 내에 전담팀을 신설해 농민을 위한 봉사와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광고로만 해남특산물로 '고구마, 절임배추, 한눈에 반한 쌀'을 외치지 말고 고구마팀장, 절임배추팀장, 무화과팀장, 딸기팀장, 해남쌀팀장으로 세분화해서 기술지도와 생산 유통까지 지도해 최고의 지식을 습득한 농민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력의 재배치를 통해 충분히 필요한 팀을 신설할 수 있을 것이며 공무원은 특히 농업 분야일수록 현장에서 답을 찾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서 주는 각종 보조금도 일정 시간 이상 해당분야의 교육을 수료한 사람에 한해서 집중 지원하는 방법으로 개선하는 것이 좋다.

이와 같은 교육 및 지도와 보조를 통해 선순환을 일으킨다면 해남 공무원과 농민이 우리나라에서도 농업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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