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쇄노재 인근 도로변에 심어진 벚나무.
▲ 쇄노재 인근 도로변에 심어진 벚나무.

북일~북평 6㎞ 구간 쇄노재
850그루 이상 사라질 위기
20년 넘어 이식도 어려워

북일과 북평을 잇는 쇄노재 부근에서 실시되고 있는 도로선형 공사 여파로 이 곳에 식재돼 있는 벚나무 수백그루가 베어질 위기에 놓여 '아름다운 길' 훼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남군에 따르면 커브구간이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큰 쇄노재 부근 6km 구간에서 도로를 직선화하고 오르막길에 추월차로를 추가로 만드는 공사가 지난해 9월부터 실시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비와 도비 197억원이 투입되며 2025년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공사로 인해 도로변에 식재돼 있는 벚나무 1000여 그루 가운데 850여 그루가 베어질 위기에 놓여 있다. 공사 구간에 벚나무 대부분이 포함돼 전체 중에 100여 그루를 제외하고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해남군은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나무는 이식을 통해 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를 맡고 있는 건설사 측은 수령이 20년 이상으로 이식을 한다고 해도 나무 모양을 그대로 보존하기가 힘들고 벚나무 특성상 이식을 하게 되면 고사할 가능성이 높아 모두 베고 새로 심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보존하기 위해서는 도로가 완공되기까지 먼저 가이식을 해야 하지만 도로가 좁고 사고위험이 큰 구간이어서 가이식할 장소를 찾기 힘들고 공사비도 추가로 많이 들어가 국비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공사는 벚나무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확실한 합의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중단된 상태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한 도로 개선 사업이 필요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아름다운 숲길을 훼손하면서까지 공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설계 시점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업에 들어갔는데 막상 공사가 시작되고 숲길 훼손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건설사 측과 협의해 훼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계속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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