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 어린이 실족사도 인재
울타리 등 안전시설 전혀 없어

▲ 지난 11일 7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둠벙. 둠벙 주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 지난 11일 7세 여아가 숨진 채 발견된 둠벙. 둠벙 주변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농업용수를 위한 둠벙(농로 물웅덩이)에서 7살 여자아이가 실족사로 보이는 사고를 당한 가운데 재발방지를 위해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원면에서는 지난 11일 오전 9시쯤 둠벙에서 A 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A 양은 전날 엄마가 일하는 음식점에서 혼자 나온 뒤 실종됐는데 둠벙 주변에 미끄러진 흔적과 발자국이 남겨진 점으로 미뤄 이곳을 지나다 실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의 둠벙은 화원농협이 배추경작을 위해 화원 김치공장 인근에 만든 것으로 가로 40m, 세로 20m의 비교적 큰 규모에 수심이 1.5m에 달했지만 펜스 등 울타리 같은 안전시설은 전혀 없었으며 '사유지여서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판 1개가 전부였다.

사고가 발생하자 화원농협 측이 뒤늦게 재발방지를 위해 펜스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배추 주산지인 화원면에만 수백 개의 크고 작은 둠벙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둠벙의 경우 물을 많이 가두기 위해 깊게 파져 있는데다 농작업을 위한 시설로 농로는 물론 도로와 인접해 있어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지만 사유재산인데다 설치나 관리 규정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최소한의 안전장치 없이 안전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관련 규정이 없고 신고나 허가사항이 아니어서 개인들이 알아서 설치를 하고 있어 해남 전체적으로 둠벙이 몇 개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무안군에서는 몇 년 전 둠벙에서 익사사고가 발생하자 자치단체와 경찰이 힘을 합쳐 군내에 산재해 있는 둠벙 주변에 울타리 같은 안전망과 출입통제 경고판, 스티로폼 부표 등을 설치하는 등 적극 행정에 나서고 있어 해남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