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터전에서 발견은 국내 최초
중국 신나라 주화… 연대 지표로
4세기 백제시대 추정 인골도 발견

▲ 발굴조사를 맡고 있는 목포대 박물관 관계자가 발굴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발굴조사를 맡고 있는 목포대 박물관 관계자가 발굴된 유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송지면 군곡리 패총에 대한 8차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중국 신나라가 발행한 주화인 화천과 청동경(청동거울) 일부가 출토돼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물이 출토된 곳은 집 등 생활이 이뤄지던 유구(遺構)로, 국내 발굴조사 중 생활터전에서 화천과 동경이 출토된 것은 군곡리 패총이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화천(왼쪽)과 청동경.
▲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화천(왼쪽)과 청동경.

화천은 국제적 교류가 이뤄진 무역항이 있었다는 근거가, 동경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었다는 근거가 되고 있어 군곡리 패총의 역사적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군곡리 패총은 송지면 방처마을에 위치하며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에 걸친 복합유적으로 지난 2003년 7월 2일 사적 제449호로 지정됐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 패총으로 중국과 한반도, 일본 열도와의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들이 다수 출토되면서 백포만 일대가 고대 국제무역항이었음을 알려주는 결정적 지표가 되고 있다. 특히 삼한시대 해남반도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마한의 요충지이자 중심지로 파악되고 있다.

군곡리 패총은 현재 목포대 박물관이 8차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발굴된 화천은 중국 신나라 시대 발행된 화폐라고 한다. 중국의 통일 왕조인 한나라는 전한 시대(기원전 202년~8년)와 후한(기원후 25년~220년) 시대로 나뉘며 이 중간에 신나라(기원전 8년~기원후 23년)가 있는 것. 신나라 자체가 워낙 짧은 기간 존재했기 때문에 화천은 유물의 연대를 판가름하는 고고학적 지표가 되고 있다.

이날 군곡리 패총에서는 청동경도 발굴됐는데 생활 유적인 집터에서 나온 것은 처음으로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거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해남군 마한역사복원TF 김미연 학예연구사는 "군곡리 패총은 여러 시대를 거쳐 형성됐는데 화천은 중간층에서 발견돼 시기를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인골도 발견됐다. 인골은 백제시대 매장 방법의 하나인 석곽 내부에서 마한시대 장례법인 옹관이 발견됐으며 이 옹관 안에서 사람의 측두엽 뼈 부분과 유사한 인골이 발굴된 것이다. 30~40㎝ 정도 크기로 추정되는 옹관은 깨져 있었으며 인골과 동물뼈도 함께 발견됐다. 옹관을 이용한 매장 방식이 주로 4세기에 이뤄졌다 보니 시신도 이 당시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목포대 박물관 관계자는 "석곽에서 옹관이 나오는 것은 드문 경우다"며 "군곡리 패총 지역은 알칼리성 토양이어서 뼈가 산화되지 않고 현재까지 일부 보존됐던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성별과 나이, 사망 시기 등 자세한 조사를 위해 DNA 분석과 방사선연대 추정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군곡리 패총에 대한 8차 발굴조사는 당초 6월 14일까지이나 발굴 양이 많아 2개월 정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8차 발굴조사와 함께 군곡리 패총에 대한 3D 정밀실측을 진행해 이후 디지털 복원에 나설 계획이다.

해남군은 군곡리 패총을 비롯해 읍호리 구분군, 북일 고분군 등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마한역사문화벨트를 조성하고 국립마한역사문화센터 유치 등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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