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진이찬방 식품연구센터장)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 중에는 무증상인 경우도 있지만 기존의 어떤 질병보다도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필자도 지난 2년 동안 다른 사람들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와 식사 자리는 피했다. 그러나 이제는 확진자 수가 통제범위를 넘어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어려워지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관리가 느슨해지고 있다. 

거리 제한이 일시에 없어지다 보니 모임도 나가고 음식점 출입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보도 때문인지 불과 며칠 만에 코로나는 대단한 병도 아니라는 안이한 착각에 빠지게 된 것 같다. 그 결과 필자도 최근 시류에 따라 움직이다 지난주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됐다. 

이제 코로나19를 왜 조심해야 하는지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지난 2020년 상반기부터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았겠지만 자신이나 가족 등이 확진되지 않았다면 크게 실감하지 않았을 수 있다. 필자도 확진되기 전까지는 부스터샷 접종 이후부터 대수롭지 않은 전염병으로 여겼다. 변이가 생겨도 치명력이 줄어드니 감기 몸살 정도의 수준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확진 첫날부터 목이 붓고 기침이 심한 정도가 감기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개인적으로 편도수술 후에 지금까지 목이 아픈 적이 없었지만 편도선염처럼 침을 삼킬 수 없을 정도로 목이 아프고 기침 증세도 매우 심하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왜 코로나19 정책을 안착기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일까? 매일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감당할 수가 없고 동선 파악이 불가능한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가? 그렇다면 이제는 국민 각자가 스스로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꼭 참석해야만 할 모임이라도 가능한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하길 권한다. 규제 완화와 함께 괜찮겠지라는 느슨한 마음을 가지면서 한꺼번에 수많은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고 관광지마다 여행객으로 넘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드 코로나 상태가 계속된다면 그동안 추스르고 최소화했던 코로나 방역의 의미가 퇴색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코로나19 방역 목표를 위해서 너무나 많은 자영업자 등의 희생과 고통을 보아왔기에 현실적으로 더이상 요구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은 계속되어야 한다. 

전파력이 훨씬 뛰어난 변이로 인해 기존 확진자들의 고통을 더이상 그들만의 고통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때가 왔다. 정부도 국민 모두가 이러한 질병에 걸리지 않고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계도하는 책임을 소홀히 하면 안 될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생활했는데 빗장을 열자마자 바로 확진되고 보니 억울하기도 하지만 남을 탓할 수도 없다. '스스로 더 조심해야 했는데'라고 자책하는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 

수년간 계속된 통제 때문에 지루하고 답답한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전염을 늦출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대민접촉의 횟수를 줄이는 것이다. 이제는 군민 각자가 스스로 나서서 본인의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때이다. 코로나19의 증상 및 후유증은 겪어보지 못한 고통과 합병증을 수반할 수 있으므로 특히 노년층에게 가혹한 질환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조정 때와 마찬가지로 전문가·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중대본에서 협의를 거치는 방식으로 안착기 전환 여부를 최종 검토할 것으로 보지만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에 놓고 신중히 결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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