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불량 묘목·투자비 가로채" 주장
애플망고 해남 1호 농가 가해자로 지목
주무 기관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 뒷짐

애플망고 재배와 관련해 사기 피해 의혹이 갈수록 확산되고 당사자 간 고소와 소송까지 진행되면서 아열대 작물 1번지인 해남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해남군의 시범사업 지원을 통해 해남 최초로 애플망고를 수확한 A 씨로 해남군과 전남도농업기술원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애플망고 교육과정 강사와 견학농장으로도 참여하고 각종 언론과 공중파에도 소개된 인물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B 씨는 지난 2018년 북평에 있는 A 씨 농장을 견학한 뒤 애플망고 재배에 도전하기로 했다. 하우스를 지을 때까지 1년 넘게 소요돼 A 씨에게 3000만원을 주고 미리 묘목을 구입했다. A 씨가 자신의 하우스에 좋은 묘목이 있다고 해 500주를 사 1년 동안 키우고 보관해주는 조건이었다.

이후 2020년에 나무를 넘겨받고 지난해 처음 열매가 열렸지만 애플망고라고 하기에는 색깔이나 모양이 조잡했고 대부분 썩어 정상적인 나무에서는 나올 수 없는 형태로 시장가치가 전혀 없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A 씨가 애플망고 묘목 구입 사업에 투자하면 3배의 수익금을 줄 수 있다고 말해 2000만원을 투자했지만 지금까지 한 푼도 받은 적이 없고 투자금액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A 씨의 인지도만 믿고 거금을 들여 투자했는데 묘목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가짜를 수입해 판매한 것으로 의심되지만 정확한 출처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투자금만 날린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B 씨는 A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민사소송도 진행 중이다.

창원에 사는 C 씨는 A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고 지난해 농장을 방문해 애플망고 묘목 3000주를 사기로 하고 1년 동안 키워주는 조건을 더해 2억1000만원에 계약한 뒤 선급금으로 8000만원을 계좌이체했다. 그 뒤 키우고 있다던 묘목을 다시 확인하니 1000주도 안 되고 상태도 좋지 않아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했고 A 씨가 사정하자 기존에 지급한 8000만원으로 1200주를 구입하는 것으로 다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다른 농가에 먼저 공급했다며 제때 나무가 공급되지 않았고 뒤늦게 받은 나무도 곳곳에 썩은 부위가 눈으로 확인될 정도여서 반품을 요구한 상황이다.

C 씨는 "고소득 꿈은 물거품이 됐고 수십 억 원을 들여 지어놓은 유리온실은 텅텅 빈 상태로 빚쟁이 신세만 됐다"며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익산에 사는 D 씨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해남군농업기술센터 앞에서 이틀 동안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국립종자원에 종자업을 등록하고 나무도 품질표시나 수입신고필증을 부착해 정상적으로 수입업자를 통해 구입한 것"이라며 "관련 자료를 경찰이나 재판부에 제출했고 제대로 된 열매가 나오지 않은 것은 농가에서 제대로 관리를 못했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또 "나무 구입 사업의 경우 수익이 나면 나누기로 한 것인데 코로나 여파 등으로 농장방문이 뜸해 수익이 없어 주고 싶어도 못 주는 것이며 일부 피해자와는 피해 금액 일부를 주고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당사자 간 주장이 다르지만 피해를 입었다는 농가만 해남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10여 농가에 이르고 추가 피해도 우려되는 만큼 관련 기관이 경찰 수사나 법원 판단을 지켜봐야 한다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남을 아열대 작물 1번지라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이번 기회에 농가 전체에 대한 피해실태 조사와 함께 아열대 작물 전반에 걸쳐 재점검과 내실 있는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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